이제 얼마 안 있으면 필그림 선교 센터를 떠납니다. 지난 11년 동안 선교에 대한 비젼을 주셔서 나름 최선은 다하였지만…처음 초심을 잃어버리고 방황할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33에이커의 작지 않은 땅과 아름다운 건물들을 하나님께서 맡겨 주셨습니다. 그냥 세상 눈으로 보면 욕심나는 땅이요 평생 살고 싶은 집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아쉬운 마음과 뒤돌아 보는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세상 욕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말 사명이 여기까지다 라는 생각을 하니까 이미 제 마음이 필그림에서 떠났기 때문임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것들 중의 하나는 사명입니다. 소명이란 부름을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고 부르심을 받은 것이 소명입니다. 그리고 사명이란 보내심을 받은 것입니다.
이 땅에 보내신 하나님의 심부름을 감당하는 것이 사명입니다. 사명은 각자가 다릅니다. 사명은 우리가 완수해야 할 일입니다. 사명은 곧 우리가 해야 할 일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맡기신 일을 이루어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셨습니다(요17:4) 저에게 주어진 사명은 목회입니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오직 목회에만 집중하여 살아 왔습니다.
10여 년 전에 하나님께서 선교의 비젼을 주셔서 기도하는 중에 이 필그림 선교 센터를 맡기셨습니다. 이 필그림 선교 센터를 통해서 놀랍게도 하나님은 아이티 선교, 원주민 선교, 캠퍼스 선교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세 선교가 공히 1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나고 보면 당시에는 참 많은 어려움도 장애도 있었지만… 에벤에셀의 하나님은 이 일을 이루셨습니다.
초심은 처음 마음입니다. 그래서 초심은 순수합니다. 다시 초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제 이곳을 떠나면서 아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1년의 세월을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 감당하려고 애를 썼지만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초심이 중요한 것은 초심은 겸손한 마음이기 때문 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겸손합니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깁니다. 작은 도움만 받아도 감사가 넘치고 감동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데 그 초심이 지나가면 변화되고 , 잘못하면 변질됩니다. 순수한 동기가 야심으로 변질됩니다. 소중히 여겼던 작은 도움들에 대한 감동이 식어집니다.
이제 이곳을 떠나면서 이곳에서의 생활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제 마음 창고에 담긴 소중한 경험을 다시 끄립어내어 되새김질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마음 깊은 곳에 초심을 잃고 때로는 방황했던 시간들이 마음에 걸립니다(계2:2-5) 그래서 이제는 무슨 일을 하든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 마음과 처음 사랑을 잃지 않고 끝까지 믿음의 길을 걸어가기를 새삼 다짐합니다. 지난 11년 동안 귀한 선교 센터를 세우시고 축복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계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