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합니다. 요즘 이상하게 먹는 것에 대해 엄청 관심을 갖는 제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백종원의 골목 대장과 같은 프로그램을 종종 클릭해서 봅니다. 그리고 목회하고 나서 근 20년 동안 여행을 하지 못해서 그런지 캠핑이나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도 많이 해봅니다.
그러다가 언뜻 수요 기도회 때 함께 살펴보았던 이삭이 떠올랐습니다. 이삭은 에서를 장자로 삼는 것에 확고한 고집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에서에 대한 편애와 인간적인 호의 때문입니다. 특히 에서가 사냥해서 만들어 주는 요리는 이삭을 아주 기쁘게 했습니다. 이걸 보면 나이가 들고 늙으면 다른 기능은 퇴화해도 혀는 더 예민해지고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
믿음의 사람 이삭도 어느 한 순간 마음을 놓자 이 세상의 가치관이 그의 마음에 파고 들어옴으로써 얼마나 망령되고 어지로운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는데도 불구하고, 그 말씀을 분명히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냥한 고기의 맛을 잊지 못해서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가정에 얼마나 많은 무리와 부작용이 일어나게 했는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 갔습니다.
요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식탐에 빠져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행과 세상적인 즐거움과 세상적인 요소가 많이 내 안에 들어와 있음을 새삼 깨닫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칼럼을 씁니다. 솔직히 한국에 간지도 30년이 되었고 가족 여행을 한지도 20년이 넘었지만 그래서 그런 마음이 들었는가 보다 스스로 위로도 해보고 지쳐 있는 나의 모습에 주님도 이해해 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려고도 해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거룩한 사람, 믿음의 사람 이삭의 망령된 행동, 이것은 노망이 아니라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주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이 그의 마음 속에 밀고 들어온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삭은 육체의 눈만 어두워진 것이 아니라 영적인 눈도 어두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도 들어갈 수도 없다고 말씀합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다 라는 말에서 물은 세례를 뜻합니다. 세례는 죽음입니다. 내가 곧 내 자아가 죽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물과 성령으로 거듭난다 라는 말은 내 자아가 죽고 예수의 영인 성령이 주인되는 삶입니다.
그래서 내가 죽고 성령으로 사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이 심어져서 임신하면 “입덧”이 생기듯이 전에 좋아하던 것이 세상적인 것이 싫어지고 대신 영적이고 하나님 나라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되어 예배가 좋아지고, 기도가 좋아지고, 선교가 기다려지는 삶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잠시나마 이삭이 넘어졌던 길로 가던 자신을 돌아보며 한 그릇 별식의 유혹을 뿌리치고 끝까지 말씀을 붙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