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쓰는 이 목회자 칼럼이 어쩌면 교회 홈피에 올리는 담임 목사로서의 마지막 칼럼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은퇴가 2주 정도 남았습니다. 은퇴식 날 무슨 말을 하여야 하나…지난 한 주 내내 새벽 기도 시간에 곰곰히 지나온 목회를 되돌아 보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보니까 목회를 성공적으로 잘하고 교회를 크게 부흥시키신 목사님들이 은퇴하실 때 보통 하시는 말씀이 눅 17:10의 말씀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할지니라” 하시며 겸손히 내려 오시는 것을 종종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목회를 잘 하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실은 없습니다. 지난 목회를 돌아보며 제 마음 속에는 하나님께 죄송하고 또 죄송하고 죄송해서 회개하고 또 회개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참으로 부족한 종이지만 이제까지 한 교회를 평생 섬기다가 이렇게 강단에서 내려 오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 도저히 목회가 자신이 없어서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려 기도원에 올라가서 3주 금식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 때 받은 말씀이 눅 22:31-32 말씀입니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 그러나 내가 너를 위하여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도하였노니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 이 기도의 은혜로 주님께서는 목회 위기 때마다 저를 도와주셨고 저를 붙들어 주셨습니다. 정말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며 또 고백합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많은 감사의 제목이 있지만, 세 가지가 마음에 감동으로 왔습니다.
첫째는 참으로 부족한 종이지만 제 입을 통해서 복음이 증거되게 하셨고 무엇보다도 선교의 길을 열어 주셔서 원없이 선교 사역에 사용하셨다는 것입니다. 목회 처음 8년은 어린이 선교, 그 후에 아이티 선교, 원주민 선교, 대학 캠퍼스 선교의 길을 열어 주셔서 은퇴 후에도 계속 달려 갈 길을 열어 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였습니다.
둘째는 감사와 더불어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내와 자녀들입니다.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무엇으로 보상해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부족한 종을 도와 주었습니다. 거의 모든 작은 교회들의 공통된 아픔이지만… 저도 가족들의 헌신과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이 자리까지 오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기도를 올렸습니다.
마지막 세째는 만남의 축복에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 제 주변에는 늘 좋은 목회 동역자들이 있었지만,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것은 몇 분 목사님과의 만남입니다. 귀한 만남으로 놀라운 가족 관계도 이루게 하시고 특별히 김성민 목사님을 만나 이렇게 참 어려운 교회를 하나님께서 맡도록 하심과 그것을 묵묵히 받아 들이셔서 기도하시는 목사님을 바라보며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교회는 떠났지만 주 안에서 함께 교제하며 제 목회 사역을 이제껏 보이지 않게 도와 주시고 섬겨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제 안에 가득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은혜라는 말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여호와를 찬송함이여 내 간구하는 소리를 들으심이로다 여호와는 나의 힘과
나의 방패이시니 내 마음이 그를 의지하여 도움을 얻었도다 그러므로 내 마음이
크게 기뻐하며 내 노래로 그를 찬송하리로다” (시 28:6-7)